수도권도 찬성?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가져올 에너지 혁명과 2026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여러분은 혹시 내가 내는 전기 요금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최근 우리 경제와 생활에 아주 밀접한 변화가 예고되면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하나 나왔습니다. 바로 지역별로 전기 요금을 다르게 매기자는 이른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놀랍게도 전기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조차 이 제도에 찬성한다는 목소리가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17,8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기후위기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시각이 얼마나 크게 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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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라는 건 쉽게 말해서 전기를 만드는 곳은 싸게 쓰고, 멀리서 끌어다 쓰는 곳은 비싸게 내자는 논리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나 화력 발전소 같은 대규모 발전 시설이 주로 지방 해안가에 몰려 있잖아요.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수도권으로 보내려면 거대한 송전탑과 선로를 깔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용도 들고 지역 주민들의 희생도 따르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요금을 내왔거든요.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3.5%가 이 차등 요금제 도입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찬성한다는 의견이 49.5%였고, 매우 찬성한다는 응답도 13.9%에 달했습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의견은 18.1%에 그쳤습니다.

여기서 정말 눈여겨볼 대목은 지역별 민심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요금이 낮아지는 지방은 찬성하고, 요금이 오를 수도권은 반대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열어보니 서울 응답자의 찬성률이 59.7%로 60%에 육박했습니다. 경기도는 62.8%, 인천은 64%로 오히려 전국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죠. 물론 발전소가 밀집한 부산이 69.1%로 가장 높았고 전남과 전북이 68.1% 순이었지만, 수도권 주민들도 이 제도의 취지인 지역 균형 발전과 공정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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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산업용 전기료에 이 차등 요금제를 먼저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전기료가 싼 지방으로 공장을 옮기게 유도해서 지역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구상인데요. 그런데 이번 발표를 맡은 더가능연구소의 서복경 소장은 한 발 더 나아간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용 전기료에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배전 거리가 먼데도 일방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수도권 가정들이 비용을 더 부담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전기 소비를 줄이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죠. 시민들의 동의만 얻는다면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꾸는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이런 에너지 소비의 지산지소, 즉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그 지역에서 소비해야 한다는 원칙은 다른 대형 사업에 대한 시각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입니다. 지금 정부는 경기도 용인에 거대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갈 막대한 전력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큰 숙제거든요.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3.5%, 그러니까 2명 중 1명은 이 용인 산단을 아예 전력이 풍부한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산단이 들어설 경기 지역 주민들조차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28.4%에 머물렀고, 오히려 이전 추진에 찬성하는 비율이 46.5%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송전탑을 세우고 갈등을 빚느니, 차라리 전기가 남는 곳으로 공장이 가는 게 맞다는 실용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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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고속도로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의 생각은 확고했습니다.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목표보다는, 각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근거리 지역에 우선 공급해야 한다는 응답이 65.7%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역시 근거리 소비 모델을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더 이상 지방의 희생을 바탕으로 수도권이 에너지를 독점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겁니다.

에너지 문제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삶의 질과 직결된 쓰레기 처리 문제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납니다. 당장 올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땅에 바로 묻는 것이 금지되면서 이른바 쓰레기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잖아요. 서울의 쓰레기를 비용을 지불하고 다른 지역 소각장으로 보내는 방식과 서울 안에서 신규 소각장을 지어 자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39.3%와 39.1%로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 새로운 소각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64.3%가 찬성했습니다. 특히 시설이 없는 자치구에 새로 짓자는 의견과 기존 시설을 확대하자는 의견이 반반 정도로 나뉘었는데, 이는 내 집 앞은 안 된다는 님비 현상을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감이 높아졌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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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의 또 다른 쟁점인 신규 공항 건설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응답자의 48.8%가 불가피한 곳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공항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거든요. 모든 계획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도 8.4%나 됐습니다. 반면 계획대로 추진하자는 의견은 다 합쳐도 25.6%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경제성이나 환경 영향을 고려했을 때 무분별한 토목 사업보다는 기후 위기 대응이 더 우선이라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이번 조사는 사단법인 로컬에너지랩의 의뢰로 지난 2월 2일부터 2월 23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7,8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오차 범위는 전국 기준 +/- 0.8p로 상당히 정밀한 수준입니다. 녹색전환연구소의 김병권 소장은 이번 지방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지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경제 성장만을 외치는 공약보다는, 전기료 한 칸, 쓰레기 봉투 하나에 담긴 공정성과 기후 가치를 어떻게 정책으로 풀어낼지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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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우리 국민들은 이제 에너지와 자원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라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가 우리 경제 구조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리고 이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선거 결과에 어떻게 반영될지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결국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전기 요금 고지서라는 현실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습니다.